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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aly/2014 로마서 성경공부

복음과 하나님의 의 by 존 파이퍼

복음과 하나님의 의
존 파이퍼 | 좋은씨앗 | 544쪽 | 24,000원


“로마서야말로 견고하고 내구성 강하고 믿을 만하고 흔들리지 않고 철저한 진리의 속성을 담고 있습니다. 로마서 말씀만큼 하나님의 복음이 위대하게 드러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의 정수가 그대로 담긴 로마서는 성경의 다이아몬드 같은 존재로, 수많은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복음과 하나님의 의>는 복음주의 설교자이자 신학자인 존 파이퍼 목사의 로마서 강해 시리즈(전 7권) 첫 책이다. 이 첫 책에는 로마서 1장 1절부터 3장 20절까지를 본문으로 한 40편의 설교가 담겨 있다. 파이퍼 목사는 로마서에 대해 “성경 가운데 기독교 복음을 가장 잘 집대성해 놓은 책”이라고 평가한다.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처럼 존 파이퍼 목사도 로마서와 사연이 깊다고 고백하면서, 바울이 로마서 1장 1절에서 자신을 소개하듯 강해에 앞서 로마서와의 관계를 고백하고 있다. 여섯 살 때 회심의 의미를 깨닫고, 말씀을 연구하는 충직한 사역자가 되겠다는 부르심이 마음 속에 깊이 박히고, 자신의 인생을 신학적으로 다지고, 목회자가 되기로 결정하기까지, 그의 텍스트는 늘 로마서였다. 그리고 자신이 18년간 목회할 수 있도록 지탱해준 말씀도 바로 그 말씀(롬 8:28, 32)이었다.


존 파이퍼 목사는 그러나 베들레헴교회 목회 18년째인 1998년 4월 말이 되어서야 로마서 강해설교를 시작했다. 그는 사도 바울의 로마서를 설교할 가장 좋은 시기를 기다려 왔고, “너무 버거운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계속 생각만 하다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마치 등반가가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휘감은 구름을 올려다보다 그냥 낮은 봉우리로 고개를 돌리듯” 말이다. 그러던 중 새 밀레니엄(2000년)을 앞두고 목회 후반기에 접어들어서야, 중년의 시간을 잘 보낸 뒤,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고후 4:4)이 어느 때보다 훨씬 영광스럽게 보일 때쯤, 성도들을 위해 광맥을 캐러 들어갔다.


파이퍼 목사는 사도 바울이 로마에 있는 성도들을 위해 써 내려갔던 한 글자 한 글자를 놓치지 않고 신학자처럼 자세하게 해설하면서도, 설교자답게 당시 21세기를 앞둔 성도들이 ‘로마서를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의 이슈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파이퍼 목사는 로마서의 전체, 넓게는 바울서신 전체를 인용하면서 바울이 전하고자 했던 은혜와 구원의 복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독자들과 설교를 듣는 성도들이 제기할 수 있는 질문들을 미리 던지면서 이에 답하고 있다.


그는 로마서 1장 16-17절이 로마서 전체의 주제라고 말한다. 이 본문은 인생의 궁극적인 두 가지 관심사- ‘우리가 사는 날 동안 어떻게 하나님을 드러내는가’와 ‘하나님 안에서 어떻게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가’-를 다루고 있다. ‘기독교 희락주의자’답게 존 파이퍼 목사는 “복음이야말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고, 믿는 자들을 영원한 생명과 기쁨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의를 드러낸다”는 점을 반복해서 역설한다.

1장 후반부터 계속 이어지는 ‘죄’에 대한 지적도, 결국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존재임을 각인시켜 구원의 은혜와 감격을 좀더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교자는 역설한다. 죄를 지적하는 본문은 철저히 깜깜(darkness)하고 칙칙하기 때문에 많은 설교자들이 꺼리지만, 그는 △피상적 진단은 잘못된 치료를 초래하므로 병을 고칠 수 없다 △죄와 진노에 대한 지식이 우리를 보다 지혜롭게 한다 △죄와 진노의 속성을 알면 복음을 소중히 여긴다는 등의 근거를 들면서 뚝심 있게 이같은 설교를 몇 달간 밀고 나갔다.


이 모든 죄악들은 결국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 일어나는 결과물들이다.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동성애에 대해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과의 어지럽혀진 관계가 이성간의 연합이 무너지는 관계 속에 드러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하나님과 인간의 올바른 질서 관계는 결혼의 언약 아래 이뤄지는 이성간의 연합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성애 뿐 아니라 인간의 성(性)적·사회적·신체적·감정적 등 모든 무질서들이 다를 바 없고, 그것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다른 것으로 바꿔버린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성경 말씀으로부터 동성애의 ‘합법성’을 변호하려는 일부의 행태에는 본문을 근거로 단호히 선을 긋는다.


이후 2장과 3장 20절까지의 강해 설교를 통해 ‘외모’가 아니라 ‘행한대로’ 차별 없이 진행되는 하나님의 심판, 위선과 그 결과, 유대인과 이방인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결국 모든 사람이 죄 아래 있음을 논증한다. 파이퍼 목사는 그 가운데서도 ‘말씀을 터 삼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을 네 가지로 정리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능력에 철저히 의지하는 감각으로서의 절망감, 그로 인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탄원의 기도, 그리고 성경 본문에 대한 깊은 숙고, 어린이와 어른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성경을 제대로 읽으며 깊이 생각하도록 훈련시키는 교육 등이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부흥사경회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감정을 고조시켜 흥분을 일으키는 부흥회가 아니라, 몇 시간 동안 말씀을 들으면서 은혜를 체험하는 사경회 말이다. 로마서는 그냥 읽어도 은혜롭지만, 좋은 설교와 함께하면 더 많은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 앞으로 나올 6권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은혜는 로마서의 중심이며, 복음의 핵심이자,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은혜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실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