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태어나면 제힘으로 아무것도 할수 없는 그 아이로 인해 부모와 그 가정엔 거부하고 거절할 수 없는 결정적인 변화가 시작됩니다.
태어난 아기로 인해 인생의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경험한 예수님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생각하며, 다음 달 말에 나올 아이를 생각하며, 저와 아내에게 피곤하지만 즐겁고, 쉽지 않지만 기쁘고 소망스런 변화를 가져다준 시은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함께 글을 나눕니다.
[눅 2:34-35] 34 시므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기도 할 분이십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35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자식에 관해서만은 그저 좋은 소리만 듣고 싶은 게 에미 마음입니다. (하지만) 에미가 된다는 것은 영광을 꿈꾸게 하고 고통을 보장받는 일입니다. 예언자 시므온은 아기 예수가 장차 인류 사상 최고의 영광을 받을 것을 예언했지만 그 어머니가 받을 최고의 고통을 예언함으로서 예수님이 받을 영광이 세속의 영광과는 다르다는 것을 명백하게 했습니다”
(박완서,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161)
우리는 갓난아기를 보면 후한 덕담을 합니다. 대통령감, 장군감, 박사감, 법관감 아닌 아기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예수님을 믿는 이조차도, 아기가 장차 예수님을 닮기를 원치 않습니다.
만일 남의 아기를 보고 너 앞으로 예수님처럼 살아라, 하면 덕담이 아니라 악담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남의 아기는 몰라도 내 아기만은 예수님처럼 살까 봐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타고난 아기 예수의 천진성이 꽃피기 전에 잘라버리려고 작심을 합니다.
얻어맞는 아이가 될까봐 먼저 때리길 부추기고, 행여 말석에 앉는 아이가 될까 봐 양보보다는 쟁취를 가르치고, 박해받는 이들 편에 설까 봐 남을 박해하는 걸 용기라고 말해주고, 옳은 일을 위해 고뇌하게 될까 봐 이익을 위해 한눈팔지 않고 돌진하기를 응원합니다.
모든 아기들은 태어날 때 아기 예수를 닮게 태어났건만 예수님을 닮은 어른은 참으로 드뭅니다. 있을 리가 없지요. 우리가 용의주도하게 죽였으니까요”.
(박완서,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