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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책 읽기와 글 쓰기

책 읽기와 글 쓰기


책읽기와 글쓰기,

그래 늘 좋아해왔고 지금도 좋아한다.

나를 가장 가까이서 아는 몇 몇 사람들은

아직도 내가 독서와 메모의 사람인 줄 알고 있을 것이다.

미안하게도!


사역, 바쁨, 바쁜 사역, 사역 때문에 바빠서 라는 핑계 뒤에 숨어

책보다 사람을 더 사랑해야 한다는 멋진 말 뒤에 숨어

읽고 쓰는 일을 멈춘 지 너무나 오래다


내 머리는 읽고 쓰기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읽고 쓰기를 잊은 지 오래


이런 저런 글 조각들을 누리집에서 읽다가

다시 읽고 쓰는 삶으로 발걸음을 돌리려 한다

타는 목마름은 아니고

텅 빈 머리 뜨거운 가슴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일기쓰기, 영어로 일기쓰기

그저 일상 가운데 떠오른 깨달음 한 조각, 하루 중 인상 깊었던 순간의 느낌 한 자락, 책을 읽다 문득 일깨워진 생각 한 줌, 영화를 본 날의 감상 한 줄기, 힘겨운 날의 감정 풀이 한 바탕을 글로 옮기면 된다. 성경 묵상(QT)을 꾸준히 하는 이들이라면, 묵상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날마다 써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되, 주 2회 이상 또는 최소 주 1회 하는 식으로 기준을 정할 필요는 있다. 글쓰기에서 부담은 버려야 하지만 지속성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20대 후반의 중국인, 유학 와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는데,

처음엔 수업이나 과제를 따라가지 못해 눈물을 쏟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소연할 데도 없어 우리말로 날마다 A4 한 페이지 안팎의 일기를 몇 년간 썼고,

이게 그녀의 말과 글공부가 되었다.

예일 대학교의 글쓰기 담당 교수였던 윌리엄 진서는

“글쓰기를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강제로 일정한 양을 정기적으로 쓰는 것”4)이라고 했다.


문학 읽기

소설가 신경숙,

자신이 작가가 된 데는 대학 입학 전에 읽은 한국문학전집이 자양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3개월 동안 읽었던 삼성출판사의 한국문학 전집 60권은 저의 자양분이었어요. 낮에도 창에다 검은 도화지를 붙여 방을 어둡게 하고 불을 켜고 읽었죠. 겨울에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봄이 왔고 뭔가 다른 힘이 생긴 듯이 든든해졌죠.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

“역사서를 쉽고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을 많이 기울였어요. 전공자가 아닌 대중에게는 개념어를 많이 쓰면 어렵잖아요. 그래서 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 문학적인 표현을 많이 빌렸어요. 딱딱한 문장은 머리에도 안 들어오고 재미도 없잖아요. 그런데 소설을 읽으며 문학 공부한 게 역사 글쓰기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초서(抄書)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책 속의 중요한 내용을 따로 옮겨 적는다’는 뜻이다. 그는 두 아들에게도 고전을 읽으면서 주요 내용을 초서하고, 이에 사색하고 깨달은 바를 덧붙여서 책을 엮으라는 권면을 자주 하곤 했다.


통째로 베껴 쓰기(筆寫)

소설가 신경숙, 영등포의 산업체 학교를 나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스무 살 시절, 읽던 소설을 한 문장씩 노트에 옮겨 적었다. 나는 「무진기행」을 한 문장 한 문장 대학노트에 옮겨적기 시작했다.”


도종환 시인, 군복무 중 소설을 베껴 썼는데, 제대할 즈음에 보니 대학 노트로 5권이 넘었다고 했다. “좋은 글이 있으면 근무 중에 공책에 베껴 적었습니다. 이청준의 「조율사」,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헤르만 헤세의 「싯달타」, 에리히 헬레의 카프카 평전 「나는 문학이다」, 김성동의 「만다라」, 채광석 서한집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이런 책들을 읽고는 밑줄 그었던 구절들을 공책에 옮겨 적곤 했습니다. 그렇게 옮겨 적은 글이나 편지나 글을 써 놓은 공책이 다섯 권 정도가 되었습니다.”


옥명호, 나도 대학 시절 혼자 독서노트라는 걸 만들어서 책의 주요 구절을 옮겨 쓴 적이 있다. 그 시절 열의와 애정을 갖고 한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였는데, 소설, 시는 물론 역사, 사회학, 종교 등 여러 분야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은 문장이나 단락을 부지런히 옮겨 썼다. 주제별로 따로 스프링노트를 마련하여 써 나갔는데, 즐겨 읽었던 문학 분야의 기록이 가장 많이 남았다. 초서를 한 뒤에는 독후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