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든든히 먹고 배도 꺼트리고 마음도 추스릴겸 마당으로 나갔다.
텃밭에 씨를 뿌려 기른 상추 모종을
볕이 잘드는 앞쪽 vege garden 에 옮겨심었다.
처음 심은 것들은 처음부터 모종을 심은 것이라 벌써 몇 번 이파리를 먹었다.
오늘 옮겨 심은 것들도 남반구의 여름 볕과 음식찌꺼기를 먹고
생명력을 뽐내며 싱그럽게 자랄 것이다.
내가 한 것은 별로 없다. 밭은 내게 조금의 수고와 부지런함을 요구할 뿐....
좋은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부지런히 수고함을 멈추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
오늘 나는 아쉬움을 밭에 묻었다...
그리고 멀리가버린 그와 그의 말을 떠올렸다.
그는 낙선이 확실시 된 개표 결과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 아픔 잊는 데는 시간이 약이겠지요.
또 털고 일어나야지요, 농부가 밭을 탓할 수는 없겠지요.” 라는 글을 띄웠다
이것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다.
참 농부는 자기 밭에 잡초가 무성하고
알곡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여 밭을 탓하지 않는다
그가 존경한 링컨의 취임연설이다.
아무에게도 악의를 갖지 말고, 누구에게나 자비로 대하고,
신께서 우리에게 옮음을 보도록 하시듯이,
정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가지고
우리에게 주어진 작업을 끝마치도록 합시다.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전투를 치러낸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미망인과 고아들을 돌보며 우리들 사이에서,
그리고 모든 국민들과 더불어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성취하고
간직하기 위한 모든 일을 말입니다.
그리고
내 아버지는 농부라...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라고 하신 그분의 굳은 마음을 다시 품고
목회와 일상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