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braly/이것 저것 관심사

종교개혁기념주일을 보내고

내년에 정들었던 All saints Church를 떠나
Dunedin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한 Knox church로 이사를 갑니다
비록 본당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넉넉한 공간을 전보다는 쪼끔 저렴하게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사가게 될 Knox Church는 뉴질랜드 장로교회 소속의 교회입니다

이전의 (현재) 사용하는 교회는 Anglican Church 소속이구요.

Knox Church는 영국의 종교개혁자인 John Knox의 이름을 기념하여 
Dunedin 최초의 장로교회인 First Church에서
당시 늘어나는 Dunedin시의 교인들을 위해 분립 개척한 교회이기도 합니다.

제가 거주하는 더니든은 스코틀랜드 장로교가 국가의 간섭에 반대하여
Church of Scotland와 Free Church of Scotland로 나눠지던 때
신앙의 자유를 찾아 스코들랜드 장로교회의 예루살렘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 Edinburgh를 떠나 이곳 더니든에 정착함으로 형성된 도시입니다.

그들은, 이 도시가 이전 그들의 고향 Edinburgh 처럼
순결한 신앙과 삶으로 운영되는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의 이름을 Dunedin이라고 지었습니다.
사실 Dunedin이라는 도시이름은 Edinburgh를 그들의 고향언어인 

스코틀랜드 게일어로 "Duneideann" 이라고 불리는데서 명명한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구글맵스로 에딘버러를 검색해보면
이곳의 지명과 도로와 똑같은 이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의 스코티시 발음은 종종 독일말처럼 들릴 때도 있습니다

처음 이주해 온 스코틀랜드 장로교도들은 

제일 먼저 교회를 짓고 (First Church)
학교를 세우고(Otago boys High, Otago Girls High, Otago University)
병원과 고아원을 세움으로 (Otago Hospital)
Teaching, Preaching, Healing의 사역으로 섬기신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이 도시의 기틀을 닦았고

그리스도의 통치를 선포하였습니다.

그래서 이곳 더니든은 신앙과 학문의 도시이자
뉴질랜드 장로교의 본부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장로교 신학교였던 Knox College는
몇년 전 교단 신학교로서의 역할을 중단하고 사라졌고





Otago 대학의 신학부던지 어느 신학교에서 공부했던지 
신학사 학위만 있으면 장로교 목사로 허입해주는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전의 학장이었던 교수는(Lloyd Geering)

동정녀 탄생과 부활의 역사성은 부인하고
환경보전에 열을 올리며 국가의 훈장을 받기도 하더군요
여성안수는 이미 통과, 최근에는 동성애 문제로 여전히 갑론을박하나
총회 기록을 보면 아직은 보수쪽이 쬐끔 숫자가 많은듯 보입니다.

그렇다고 뉴질랜드 장로교 전체가 배교하거나 타락한 건 아니지만

신학의 스펙트럼 자체가 옛적 길만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왼쪽 끝에서 오른 쪽 끝까지 엄청난 포용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다음 걸음이 어찌 될지는 영....

이런 흐름에 반발하여 몇 년전 뉴질랜드 장로교회(PCNZ)에서 분리
Westerminster 신앙고백서에 충실한 노선을 따르는

GPCNZ(Grace PCNZ) 교단이 생겨났습니다.

누가 진짜 녹스의 후예인지
녹스의 길을 따라 세워진 도시에서
장로교회의 목사와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교단 역시 개혁교회의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장로교단입니다
유럽식의 개혁교회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최근에는 화란개혁교회 전통이 유행인듯 하지만
사실 장로교회로서 스코티시 전통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란개혁주의보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와 미국의 OPC가
우리 교단과 정서적, 신학적으로 가깝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작은 책 두 권을 이번 주간에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던 저를 보고 아내가 하는 말이 이렇습니다
"우리 해외 여행 갈 기회가 있으면 당신 스코틀랜드 가지고 하겠네"

언제나 갈 수 있을까요? 



이민 교회의 현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뉴질랜드의 저희 교단에 가입하는 교회나 목사님들이 

우리 교단의 신앙적 신학적 유산에 대한 관심은 그닥.... 그렇습니다.
신앙고백서와 교리에 대한 관심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렵습니다.

왜 하필이면 우리 교단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삐딱하게 보자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한인교회가 (한우리교회, 남우택 목사님)
우리 교단교회라서 그런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고신 대양주 총회 뉴질랜드 노회에는 코람대오 신학교라는 
교역자 양성과 평신도 훈련을 위한 기구가 있습니다만
집중강좌에 모시는 교수님들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질 때가 많습니다


개혁주의 신앙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장로교 목사가 된다는 것에 대해
역사적 장로교회가 된다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역사적 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계속....)